Carl Jung에 의하면, 인간이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존재입니다. 그의 The theory of equivalence 에 의하면 가장 악한 자가 가장 선 할 수 있고, 가장 선한자가 가장 악할 수 있다는 모순적인 결론에 도달 합니다. 그의 이론을 조금 더 연장시키면, 인간은 선 한만치 악하고, 악한 만큼이나 선할 수 있다는, 그래서, 한 이간이 지닌 선과 악은 결국 even out 된다는 결론에 도달 합니다.
사실상, 가장 잔혹한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독재자 혹은 광신자들의 젊은 시절을 돌아보면,,,그들은 거의 예외없이 청교도적 결벽성 마져 지닌 이타적인 인간이었다는 것을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반대로, 성자들의 젊은 시절을 돌아보면, 그들은 한때 누구보다도 어두웠거나 방탕한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젊은 청년 블라디미르(레닌)를 냉혹한 혁명가로 만든 것은 제정 러시아의 소작농과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 이었습니다. 박정희를 독재자로 만든 것은 아마 조국의 가난스러운 현실이었을 것 입니다 일차세계 대전이후 패전국인 조국의 비참한 현실과 무력함, 그리고 그의 불타는 애국심은 청년 히틀러를 무서운 괴물로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잔혹한 광기와 독선의 배후에는 동료인간에 대한 사랑과 슬픔이 있었다는 것은 모순된 아이러니만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이해하여야 합니다. 과도한 도덕적인 열망과 신념은 도에 지난친 실망감과 증오를, 그리고, 독선을 잉태합니다.
그러나 그 과도한 도덕적인 열망의 근원도 그렇게 도덕적인 동기에서만은 아니라는 것은 또 하나의 아이러니 입니다.
아마 히틀러가 비엔나의 미술대학에 입학허가만 받았다면, 그는 편범한 화가로서의 일생을 살아 갔을지도 모릅니다. 만약에 레닌의 우상이었던 형인 알렉산더가 러시아 황제의 암살음모에 연루되어 사형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따뜻한 마음의 소년 블라디미르가 그렇게 냉혹한 혁명가 레닌으로 변신하지는 않았을 것 입니다. 대한민국이 일제치하에서 독립을 하지 못 했더라면, 박정희도 조선인으로서 최초의 대일본제국 장군이라는 명예를 누리면서 천황만세를 외치며 천수를 다 했을 지도 모릅니다.
저는 과도한 신념을 지닌 사람들을 두려워 합니다.
그러나, 더 두려운 것은 타인의 과도한 열정과 카리스마에 자신의 영혼을 바치는 우중들 입니다. 인간의 역사는 그러한 사람들에 의해 발전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실상 인간의 역사는 그러한 사람들이 저지른 실수와 괴오를 깨닫는 과정에서 진정한 발전이 이루어 지는 것 입니다.
도덕적인 신념과 인간성에 대한 이해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과도한 신념의 닫힌 세계관은 흑과 백, 선과 악이라는 단순등식으로 변 합니다.
그러나 인간이해에 기초한 열린 의식은 이 세계의 실체를 보다 깊이 들여다 봅니다. 그들은 이 세계가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세계가 아니라, 수많은 색조가 혼합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흑은 백이라는 배경속에서만 흑일 수 있고, 결국 흑과 백은 상호간의 존재이유를 공유하고 있는 이난성 쌍생아라는 것을 이해 합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실체마져 반추할 수 있는, 그래서, 자신의 모습에서 타인을 발견할 수 있는 열린 의식을 지닌 사람들 입니다.
공동의 선을 열망하였던 공산주의는 오히려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 냉혹한 독재체재로 타락하였지만,,,,인간이란 개인적이고 이기심이 강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한 자유 민주주의는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자유와 평등을 가져 왔다는 역사의 교훈을 우리는 기억 합니다.
개혁의 열망에서 시작해서, 국민의 외면을 받으면서 퇴장을 하고있는 노무현대통령을 생각하면서 떠오르는 감회를 한번 적어 보았습니다.
그는 많은 옳은 생각을 했고, 옳바른 정책을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설득하는데 실패했습니다. 아마 그는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지지자들의 의사를 파악하고, 그들의 집단적인 의사를 대변해야 할 의무를 수임받은 자리라는 민주기본원칙을 잠시 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그의 과도한 독선은 지지자들에게마져, 자신을 이해해 줄 것을 강요했고, 결국, 개혁의 주체/ 대상이라는 이분법적 흑백논리에 스스로 빠져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실수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역사는 그를 다르게 평가할 것 입니다.
그의 짧은 오년동안에 한국의 경제는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습니다. 국민소득은 12000 불에서 20000불대로, 그리고 주식지표는 무려 세배로, 그리고 GDP 와 외환보유고도 모두 전재미문의 기록적인 성장을 하였습니다. 일본과 중국에 한발 앞서 미국과 FTA 를 체결함으로서, 어쩔 수 없는 추세인 세계화 진입에 성공하였습니다. 역사의 아이러니는, 그러한 거시지표와 국가경쟁력의 제고가 어쩔 수 없이 양극화의 심화라는 대가를 지불하면서 되었다는 측면이고, 자신을 지지해준 서민들과 자영업자들이 그러한 대가의 대부분을 떠 않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노무현의 우파적 경제정책은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거시적 선택이었다는 필연성을 경제학자들과 국민들은 인정할 것 입니다. 대통령 노무현의 정책은 정치인 노무현의 희생아래 이루어 졌습니다.
떠나가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뒤늦은 박수를 한번 보냅니다. 실패한 정치인이지만, 그는 성공한 대통령이었다는게 저의 판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