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食口)라는 말은 한 솥밥을 먹는 사람들이란 뜻 쯤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엔 맛있는 음식을 맛보았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식구라는 생각입니다. 즉 밥상을 받았을 때, 또는 밥상머리에서 생각나는 사람들이 바로 식구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좀더 확장해보면, 좋은 것을 보았을 때, 기쁜일을 맞이했을 때, 또는 슬픈 일을 당했을 때, 화났을 때, 고통스러울 때, 즐거울 때, 행복할 때,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은 모두 식구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내가 술을 즐겨하는 것을 아시는 매형은 오늘도 직장동료들과의 술자리 끝에 좋은 막걸리를 맛보았다며, 댓 통을 내게 사다주셨는데, 이 아니 고마운 일이겠습까. 그 막걸리 댓 통이 고마운 것이기도 하지만, 그 입과 혀에 와닿는 즐거움을 느끼는 동안에도 보잘 것 없는 나를 생각에 떠올렸다는 것이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즐겁고 기쁜 순간 뿐아니라 슬프고 힘든 시간에도 나를 떠올리고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내게는 모두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고마운 사람들은 내게있어 모두 한식입니다.

한동안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늘 마음에서 떠난 적은 없습니다. 제이버드님, 라라님... 새삼 다시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다시뵈니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