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인간현상은 인간이 생각을 하기 시작한 순간에서부터 발생합니다. 인간이, 아니, 유인원이 최초의 의식/사유능력 을 획득하여 최초의 사색에 잠기기 시작한 순간 인간에게 어떤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을까?
적어도 성경에 의하면 선악과를 따먹은 태초인은 자기 자신이 벌거 벗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의식)하고 사타구니를 나뭇가지로 가립니다. 정말 그랬는지 알 길은 없지만, 적어도 태초인은 생각을 하기 시작한 순간 최초로 자기 자신의 모습(존재) 을 뒤돌아 본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럼 그 전에는 자기 자신이 벌거 벗고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을까요?
인간이 최초의 자기의식을 획득한 순간, 인간에게는 여러가지 현상들이 벌어지지만, 저는 그 현상을 "영화관 현상"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인간이 의식을 획득한 , 인간에게 갑자기 이 세계는 마치 영화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 세계는 인간이 의식을 획득하기 전에도 그의 눈 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개나 사슴에게도 이 세계는 펼쳐져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의식을 획득하기 전에는 인간도, 그리고 개도 그 세계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들 자신도 이 세계와 함께 펼쳐져 있을 뿐이지, 이 세계가 그들에게 펼쳐져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 했을 뿐 입니다.
왜냐하면, 의식을 획득하기 전에는 마치 영화속의 Character 들 처럼, 그 영화속에 들어가 그 안에 있을 뿐이기 때문 입니다.
사실 영화속의 character 들은 그들에게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객들처럼 알 길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작 character 들은 영화속의 상황자체에 몰입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관객은 그 영화의 밖에서 나와서 그 영화를 관조합니다. 그런의미에서 영화속의 character 와 관객의 입장과 관점사이에는 무한한 간극이 존재합니다. 꽃을 파는 소녀가 추운 겨울밤 꽃을 열심히 팔고 있을때, 관객은 열심히 꽃을 파는 소녀를 보고 커다란 슬픔을 느낍니다. 그러나 꽃을 열심히 파는 소녀는 슬픔을 느끼지 못 합니다. 열심히 꽃을 팔 뿐 입니다.
의식을 최초로 획득한 인간은 영화속의 character 입장에서 영화의 밖으로 튀어 나와서 관객의 입장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최초로 이 세계를, 그리고 그 낯선 세계속에 홀로 서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처음으로 발견하게 됩니다. 최초로 자신이 속했던 세계의 안으로 부터 밖으로 나와서 자신이 속했던 세계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조망을 하기 시작하는 것 입니다.
저는 이러한 인간현상을 "영화관 현상" 혹은 "관객효과" 라고 부르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효과는 인간이 최초로 자기자신을 하나의 독립된 주체로 인식하는 자기의식을 획득할때, 그래서, 이 세계를 하나의 주체의 입장에서 반성적으로 관조하기 시작할때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제가 편의적으로 붙힌 이름입니다.
태초인이 사유능력을 획득하여 최초의 사색을 시작할때 인간에게는 커다란 trade off 가 일어 났습니다. 적어도 구약의 창조신화에 의하면, 인간은 선악과를 따먹고 (The tree of knowledge) 에덴의 동산에서 추방을 당 합니다. 그리고 생명나무 에의 접근을 금지 당 합니다. 우리의 선조인 태초의 인간이 맺은 빅딜을 다시 한번 냉철한 contract lawyer 의 입장에서 득과 실을 따져보는것도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혹시, 그 contract 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당사자의 입장에서 몇 가지 조항의 수정을 요구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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