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가만히 집안에 있으라는 이슬비 내리는
7월의 가운데 자리한 일요일입니다.
모처럼 컴,앞에 앉아 글 한 편 올려보겠습니다.
그간, 양봉인입네 하면서도 이에 따른 글 올리지 않았으니
오늘은 벌꿀에 관하여 써보도록 하겠습다.

벌에서 나오는 생산물, 봉산물이라 하는 데 대략
너댓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꿀을 들 수 있고 이어 화분, 프로폴리스,

로얄제리와 최근에는 벌의 독을 채취하는 봉독이 있습니다.
꿀과 화분은 식물성 식품입니다.

프로폴리스는 수지와 벌의 침으로 이루어진 그 중간에 있다면

로얄제리와 봉독은 벌의 몸에서 분비되는 동물성 식품내지 약재라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꿀만 가지고 얘기하겠습니다.
꿀은 생산되는 장소에 따라 국내산과 외국산이 있습니다.
성분이나 효능에 있어서는 어떻다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외국산 꿀은 우리의 구미에 맞지 않고 향이 죽어 있는 게 대부분입니다.

외국, 특히 빵과 육식을 하는 지역에서 들어온 꿀들은
잼 대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향을 죽이고 농축을 세게 해
우리가 가진 꿀의 개념으로 받아드리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꿀은 벌의 종류를 가지고 나눈다면 토종꿀과 양봉꿀이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토종꿀은 양봉꿀에 비하여 비싸게 판매되었습니다.
희소성에 따른 결과입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고요,

저 사는 금산의 약초시장에서 내가 파는 같은 양의 양봉꿀에 비하여
삼분지 일 내지 사분지 일에 팔리기도 했으니까요.
이 토종꿀이 요즘와서는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토종벌에 일찌기 없었든 낭충봉아부패병이란 전염병이 돌아
거의 멸절하다시피 했거든요.

벌들이 이 병에 내성을 갖추지 못한 데다 아직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보고 있는 형편입니다.
오늘이라도 누군가가 진짜배기 토종꿀이라는 말로

사라한다면 제 말을 기억하시고 거절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요즘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꿀들은 모두가 양봉벌통에서 나온
양봉꿀입니다.

그럼,

양봉꿀을 가지고 볼 때
몇가지 꿀로 구분할 수 있겠는 데
벌들이 어느 꽃에서 꿀을 물어들여 왔느냐를 가지고 나누게 됩니다.
다시 말해 어느 꽃에서 딴 꿀이냐로 나눈 것입니다.
아까시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양봉꿀을 대표할 수 있겠고
일년 생산되는 꿀 80퍼센 안팎이 이 꿀입니다.
당년의 꿀 흉풍을 이 꿀을 가지고 가늠한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연한 미색에 향이 은은하며 감미가 입 안에 감돕니다.
밤꿀이 있습니다.

생산량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물론 밀원이 좋고 꽃에서 유밀이 잘 되고 날씨까지 바쳐주면 그런대로
양봉인에게 만족을 주기도 하는 꿀입니다.
해걸이가 있고 6월장마가 일찍 찾아오게 되면 채밀을 못하게 되어
3년에 두 번 정도에 그칩니다.

갈색이거나 암갈색으로 향이 짙고 역하며 맛이 아까시꿀과는상대적으로 씁니다.
어쩌다 이 꿀이 좋다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볼 때 커피타입의 입맛을 지닌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잡화꿀이 있습니다.

통상 아까시꿀은 5월 말 안에 뜨게되고 밤꿀은 6월 말에 이르러 뜨게 됩니다.
그 어간에 시나브로 벌통 속에 꿀이 채이게 되는 데 밤꽃 개화하면
순수 밤꿀을 뜨기 위해 축적 된 끌을 떠내야 합니다.

이것이 잡화꿀입니다.

어찌보면 아까시 끝물에 밤의 첫물과 함께 한달여 간의 갖가지 꽃꿀이 섞인 꿀로
숙성 충분히 되고 농도 좋아 가장 좋은 꿀이라 하겠습니다.
누가 저에게 어느 꿀이 가장 좋으냐 묻는다면 저는 이 잡화꿀이라 주저없이 말합니다.

물론 순수벌꿀이라면 나름 특징이 있고 용도가 있을 수 있으며
개개인 선호도가 다를 수 있기는 합니다.
일반적으로 향이나 감미로 볼 때는 아까시꿀을, 위장이나 폐질환에는 밤꿀을,
그리고 약용을 가지고 말한다면 잡화꿀을 내세우지만 절대적인 건 아닙니다.
이 외에도 지역에 따라 유채꿀과 피나무꿀 메밀꿀등이 있고 어쩌다 기능꿀이라 하여
옷나무꿀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꿀로써 나름대로의 특징들이 있습니다.
설탕을 비롯한 다른 첨가물이 없다는 전재하에 꿀이라면 그 나름대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 어느꿀이 좋다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꿀을 나눌 때 끝으로 성분을 가지고 살펴 보겠습니다.
설탕과 물엿에 화학약품을 넣어 만든 꿀이 있습니다.
소위 조짜꿀입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한 땐 이 꿀이 시장을 장악해

불명에스럽게도 가짜의 대명사로 꿀이 첫자리를 차지한 적이 있었습니다.
1980년대 이전까지는 이런 꿀을 가내에서 소규모로 제조하더니

그 이후 검은 양심의 몇몇 양봉가가 시설을 갗춰 대규모로 생산하여

백화점이나 약재시장에 공급했습니다.
이 가운데 먹어서는 안되는 꿀도 있었습니다.

오래 전 이 꿀 두 드럼인가를 구했다가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가까운데

사는 양봉인이 버리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지신의 벌에 먹였더니
벌들이 사그리 죽어가더란 말을 들었습니다.
설탕이나 뮬엿을 벌에게 먹여 채인 꿀을 따낸 꿀이 있습니다.
가짜꿀이지요

먹어도 문제는 없어 식품으로써는 하자가 없을지 모르지만
꿀이라는 관점에 보게 된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지요.
요즘 양봉협회에서 도입한 탄소동위원소 분석기로 검사하게 되면
주성분이 설탕이란 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한참 전, 거의 모든 양봉인들이 이 꿀에 매달린 적이 있습니다.
진짜꿀이 있습니다.

순수 벌꿀로 벌들이 꽃을 찾아 모아들인 꽃꿀입니다.
지금 우리 사이에 흘러다니는 꿀은 거의가 이 꿀이라고 믿어도 됩니다.

다는 아니지만 양봉인들이 의식이 바뀌었고 따라서 최선을 다하여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내놓고 꿀을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도 구입한 꿀에 의심이 가면 소비자단체에 신고하면 성분이나
품질을 분석하여 줍니다.

이전에 생산자에게 자신의 뜻을 전하면 교환이나 반품을 해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꿀이 결정되거나 침전내지 부유되는 것을 가지고 진가를
판단하고 저에게 묻고는 합니다.

이런 현상을 가지고 꿀이 진짜냐 가짜냐를 따진다는 건 옳지 못합니다,
꿀이 결정되는 건 자연스런 작용으로 포도당의 함량이 높을수록 심하게 나타나고
처음엔 그렇지 않다가 온도가 낮아지거나 공기와 자주 접촉하면 그리 됩니다.
일반적으로 아까시나 밤등 나무에서 채취한 꿀은 결정이 되지 않고 유채, 싸리나
메밀 등 풀 종류에서 채밀한 꿀이 결정됩니다.

어쩌다 믿는 양봉가에게서 아까시꿀을 구입했는 데 음용하다 보니
꿀병 아랫쪽에 설탕같은 게 하얗게 가라앉았다고 해서 가라앉은 침전부분만큼
설탕을 섞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아니올시다 입니다.
아까시 개화기에 같이 핀 클로버나 자운영꽃에서 들어온 꿀이 섞여있다가
시일지나면서 가라앉은 것입니다.

시대가 바뀌다 보니 지난날과 달리 요즘은 벌꿀이 약재란 개념에서 식품으로
취급되어 식탁에 오르고 주방 한 편에 꿀병이 놓이게 되었습니다.
하긴 인삼 녹용과 함께 벌꿀은 민간에 가장 친근한 약재로 인식되어 오기는 했습니다.
이는 우리들 체질에 부작용 없이 잘 맞고 값에 있어서도 부담없이
구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받아드릴 수 있겠습니다.

회원 여러분,
꿀 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