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김진형 조회 : 3070 점수 : 499 날짜 : 2006년2월1일 18시40분
본문요약 멘트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이글에도 역시 뻥이거나 각색이 없음을 맹세합니다 지금도 역곡의 명인기원이 돌아간다더군요. 그리고 헌병이라는 옛날 고객이 인수하여 유지하고있고요 어느누구에게 물어도 이글이 사실이라고 인정할겁니다.
“저~ 손님 오늘 처음오셨죠”
“예”
“혼자 오셨어요?”
“예”
“기력은 어느정도나? 몇급 두세요?”
그제서야 몰두하느라 건성으로 대답하던 내가 물어본 당사자를 고개 돌려 응시합니다. 여성이었습니다. 보기 전에 여성이라는 것을 목소리로 파악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그새 바둑에 빠져 있었다는 얘기죠.
들어서자마자 출입구 옆의 카운타를 그냥 지나치고 구석구석 빈틈없이 고객들로 꽉찬 30여평의 실내공간을 찬찬히 훑어본 후 그 중 치열한 전투가 전개되었던지 관전자들이 병풍치듯 빙 둘러서있는 쪽으로 나도 모르게 흡수되더니 병풍틈새로 비집고 들여다보고 있는데 영업적 차원에서도 그대로는 계속 놔둘 수가 없었던지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관전하는 것도 입장료를 내야하는데 게중에는 구경만하고 그냥 가는 얌통머리 없는 인간들이 종종 있다더군요.)
“기력요 ? 아하 급수요?”
이제서야 현실로 돌아와 당연한 절차를 순간적으로 놓쳤다는 것을 반성하고 바둑이 있었기에 그곳엘 찾아갔지 아직도 급수의 중요성을 모르고 등한히 하던 제가 찬찬히 생각해봅니다.
간판집 사장님이 알려주신 나의 급수가 생각났고 순간 타고난 장난끼가 준동합니다. 타고난 명랑함이 무수한 역경을 이기게 한 원동력이었지만 특히나 여성분들에게는 플레이보이로 오해받을 정도로 익살스럽습니다.
또 바둑의 제일바닥 급수가 18급부터니까 제가 생각키엔 중급자 정도라고 생각하여 자랑까진 아니지만 대답하는데 스스럼없었기도 했고요.
“예 몇 급 두세요?”
아주머니가 다시 묻는 사이 시선들이 낯선 사람인 저에게 조금씩 쏠립니다. 저는 천천히 뜸 들이면서 띄엄띄엄 한마디씩 던지며 급수를 밝힙니다.
“아마추어”
이 소리가 나가자 좌중의 시선이 하나둘 모아지더니
“강”
하니까 조금씩 경계의 눈빛과 어떤 이는 선망의 눈길로 오바하고
“8급입니다”
으으읔 급기야 앞의 아주머니를 필두로 여기저기 푸하하 폭소가 터집니다. 어떤 이는 마시던 커피 파편을 푸풋풋프 맞은편 대국자의 얼굴에 튀기더니 끝내는 참지 못하고 입 안의 내용물을 바둑판에 쏟아 붓습니다.
“아이고 아마추어 강 8급이래. 명인기원 이제 클났네 클났어”
“이제 줄줄이 줄초상 났네. 나는 미리 도망가야지 내일부터 안와 인제”
그렇게까지는 의도치 않았지만 요란한 나의 등장으로 기존 단골들이 재미있는 친구의 입장을 은근히 환영하는 분위기였고 바둑 욋적인 나에 대한 호기심도 조금씩 싹트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게 신고식을 3000원의 기료 납입과 함께 끝내고 마침 관전만 하던 8급과 나중에 알고 보니 원장 부인이신 그 아주머니의 부킹으로 대좌합니다.
“(꾸벅) 잘 부탁합니다 아마추어 강 8급님 저는 기원의 약 8급입니다.”
“예 열심히 노력하시면 저처럼 될 수 있습니다 흐흐흐 (넙죽)”
물론 익히 기원바둑이 쎌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뻥카는 이미 던져졌고 아직 똥깡 좀 부린다한들 과태료 나올 일도 없을 뿐더러 그것도 재미의 일종이며 상대방에게 자존심 상하게가 아닌 거꾸로 자부심을 줄 수도 있다 한들, 그것도 하나의 타인에 대한 봉사려니...
그랬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닙니다. 한번 질 때마다 한 점씩 깔리기를 정중히 권유받더니 넉점까지 가는 동안 2시간도 채 안걸립니다. 고민도 안하며 바로바로 두어가는 상대에게 꼴에 자존심은 있어가지고 같이 속기로 응수하니 그 차이는 더더욱 벌어집니다.
결국 그동안 상대가 없어서 관전만 하던 명인기원 제일하수 11급에게 인계되어 정선으로 시작한 바둑임에도 만방으로 깨지는 등 어린아이 손목 비틀리기를 매판 당하면서도 한번만 더를 구걸하는 슬픈 모습 보여줍니다.
그 11급은 신났습니다. 흡사 감옥에서 뺑끼통 옆에 있다가 신입이 오자 그 자리 넘겨준 쫄따구마냥... 나만오면 반가워서 제일 먼져 반깁니다.
명실공히 명인기원의 제일 하수 자리를 제가 차지하게 되었고 하늘같은 상수님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아 보이고 어느 사이 가슴깊이 존경심이 정말로 생기는 것을 부인할 수 없게 되어 버립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그나마 근접했던 승부를 복기해 보지만 머릿속으로 몇 수 깔아 놓다 보면 복기능력이 안되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애초의 복습 의도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내가 이기는 판때기로 꾸며 나가다 어느 사이 한명 한명을 꺼꾸러뜨리고 명인기원을 평정하는 나를 매일 밤 봅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은 또 현실로 돌아와 추한 나의 모습을 봅니다
보통 오전 열시경에 오픈하지만 가끔씩은 아직 닫혀진 문을 확인하고 혹시 남의 눈에 띌세라 시장 옆 어딘가 숨어 있다가 오늘은 그리 바쁘지 않아서 시간이 많은듯 한심해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간혹 개인사업자도 있고 직장인도 띄엄띄엄 오긴 하지만 거의 저처럼 인생의 슬럼프를 심하게 겪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의 시간죽이기가 저뿐 아니라 출입자의 공동의 목표라는 것을 알아버립니다.
아침 일찍 가 보았댔자 제 상대는 없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간판집 사장님을 떠올리며 오청원의 기보며 현현기경 이창호 명국선 등을 파면서 무수히 바둑판에 놓아보고 하나하나 암기하려 애씁니다.
그러는 도중 어느 사이 강한 승부근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여기저기 에서 벌어지는 승부의 숨결들을 지켜보면서 승자와 패자의 엇갈리는 명암들을 확인하며 자신도 모르게 격투기를 관람하는 관중들 마냥 움찔움찔 피어납니다.
그럴수록 조급한 마음에 언제나 나는 저런수를 구사할수 있을까 하며 한 급수의 실력이 느는 데 있어 바둑돌 하나를 삼켜서 가능할거 같으면 분쇄기로 갈아서 매일 하나씩 먹어버릴 수도 있을 거 같았습니다
중급자와 고급자들의 대국을 관전하며 수시로 차잇점을 연구합니다. 간판집 사장님께 졌었던 원인이 이제야 어렴풋이 분석됩니다. 이론과 실전의 현격한 차이였습니다. 책에 나와 있는 것을 써먹어보려 해보면 상대가 그렇게 두어 주지 않고, 부분들만 조금씩 아는 것에는 흡사 태권도 청띠들이 조금 배웠다고 막싸움꾼들한테 엉기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라는 그 사실을 결국 알아버린 겁니다.
아 ~ 나는 바둑에 한해서만큼은 석두였습니다. 그걸 이제서야 알다니..
그래 나는 돌머리다, 개코도 타인들보다 잘 돌아가지 못했다 두 달씩이나 간판집 사장님의 급수를 전혀 눈치 못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증명되는 부분이다
그제서야 제가 가지고 있던 제 머리의 은근히 자부한 특별성을 하나도 남김없이 찌끄러기까지 다 버릴 수 있었습니다. 버리고나니 그 자리에 겸허가 채워지더군요.
그 후부터 조급증도 멀어지고 책을 파도 예전처럼 서둘지 않음에서 오는 차분함으로 암기로서가 아닌 한 수 한 수의 뜻을 이해하려 되더군요.
어떻든 차분하지만 자연스러운 노력은 계속 되었고 점차 결실이 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 어언 두 달여가 흐른 후이며 그제서야 그야말로 강한 8급으로 급부상 되어 있었습니다. 이미 8급은 지나서 실제는 7급으로 두면서도 별명으로 굳혀진 탓에 저는 아무리 실력이 늘어도 강8급으로 불려졌습니다
어느 사이 제 밑으로 하수들도 늘어났고 마이너리거들의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은 하수층이 얇아 8급 이하 급수는 편바둑이 형성되지 않았었습니다만, 어느 사이 제가 가지고 있는 사교력과 리더쉽이(히히) 새로 오신 분들 중 하수들에겐 유난히 친절하고 매너있게 대하며 혹시라도 명인기원 내에서도 칫수를 속여 바둑으로 근근이 먹고사는 나보다 더 슬픈 인생들에게 걸려서 명인기원의 이미지가 손상되는 것을 염려하여, 누구누구는 사기바둑이니 조심하라는 선배로서의 충고성 정보를 슬쩍주며 그동안 조금 부족하였던 인간미들이 보충되는데 몰두한 결과 어느새 그 명인기원이 하수천국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아까 은연중 열거한 (편바둑)에 대하여 설명드리죠.
일종의 단체전으로서 두 편으로 나누어 자기가 설혹 깨져도 같은 편이 더 많은 집을 확보하면 덕을 보는 것이며 최종 집계된 집수를 따져서 같은 편이 이겨주면 걸었던 일정액의 상금을 타가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줄을 잘 서면 득을 볼 수 있는 실력 외적인 것도 작용하는 경기방식이죠.
비슷한 급수군단으로 형성합니다.1부리그가 1급~4급까지 2부리그는 5급~7급까지로 나누어 보통 한판에 오천원씩 걸고 하는데 저는 언제나 저들 틈에 합류해보나 부러운 눈길로 지켜보았었는데 서서히 하수들의 단골화가 두드러지더니 자연스레 2천원씩만 걸며 3부 리그가 형성됩니다.
그것도 요령이 있습니다. 물론 칫수를 정하고 두지만 (칫수조정은 원장님의 몫) 자신보다 상수를 만나면 가급적 적게 지는 쪽으로 판을 짜고, 하수를 만나면 다른 사람 몫까지도 자신이 무자비하게 벌어들여야합니다. 저야 깍두기 마냥 3부리그에도 끼고 어쩌다 쪽수가 한 명 빌 때는 2부리그에도 가끔씩 끼게 되지만 2부리그에 낄 때는 제가 어느 편으로 편입되느냐가 편가를 때의 백미로서 저와 같은 편 사람들은 거의 체념으로 들어갑니다 저는 2부리그에서는 폭탄이었습니다.
“강8급 조금만 져. 50집까지 만으로 막아. 우리 운명은 강8급한테 달렸어” 해도
꼴에 우주류는 버릴 수 없다며 항상 판을 크게 짜다가 이만방씩 당합니다. 그리고 편바둑은 정보전이 치열합니다. 먼저 판이 끝난 사람은 이판 저판을 오고가며 안전빵으로 가야할지 무리수를 둬야할지를 수시로 알려줍니다.
참 그 사이 주인이 한 번 바뀝니다.
노름없는 전통을 고수하며 참으로 청결히 관리하시던 전 원장님은 고객 중 안근철이라는 저와 동갑인 사람의 형에게 기원을 팔아 부천으로 가셨고 후임 안원장님은 홀애비 특유의 게으름이 있어서 청결도에서는 밀렸으나 인간미가 후덕하여 그 하나로 모든 것이 보충되십니다. 그러던 어느날인가
“어이 아마추어 강8급 나랑 한판 두어 봅시다”
롯데형님으로 불리우던 김홍두씨가, 요즘 들어 점점 늘고 있다는 주변의 저에 대한 아부성 칭찬에 그 사이 대체 얼마나 늘었기에 하시듯 저와 한 수 하시길 원하셨습니다.
롯데본사에 계시다가 롯데아이스크림 대리점을 하셨던 분으로서 인천을 근거지로한 덤핑장사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하여 판로가 막혀 전전긍긍 대책이 없자 타는 속을 다스리려 거의 저와 같은 시기에 오신 분입니다
(훗날 저의 대안제시로 부인상사를 설립해 인천을 거꾸로 먹어버립니다)
지든 이기든 늘상 콧노래를 부르며 조금도 타인들에게 눈쌀 찌푸리게 하는 것이 없으시고 진지하게 탐구하는 자세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시는 굿매너의 소유자, 저보다 여섯살 위셔도 절대 나이로 위세 떨지 않으시는..
황송하기도 하였지만 흥분이 일렁입니다. 그 분은 5급으로는 약하시고 그렇다고 6급은 강하신 분으로서 특히 정수로만 두시기 때문에 고수들로부터 나이에 비해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점쳐지는 크게 될 바둑으로 평가받고 있는 분이십니다.
평소 제가 바둑으로는 돈을 걸지 않는 순수한 애기가인 척 위선 떨었지만 실은 자금이 없어서였던 걸 모르셨던지
“그래도 작으나마 걸려야지 집중해서 진지하게 둘 수 있으니 판바둑으로 합시다. 한 판에 만원짜리 어떠세요?”
“영광입니다만, 제사정이 그리 넉넉치않으니 판에 오천원으로 하시죠”
사실 오천원도 부담스러우나 그 날은 열흘치 용돈 한꺼번에 받은 날이라서 자금이 있었고 그렇더라도 다른 분이면 사절했겠지만 그분은 진정 저와 어울리고 싶어 하시는 것을 감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예전부터 쪽발이지만 흠모하던 다께미야 마사끼의 우주류에 심취했었고 우리 하수들끼리는 3연성 혹은 4연성까지도 과감히 채택하여 질 때 질깝세 호쾌하게 판을 짜나가던 것이 건방지게도 나의 바둑 색깔이며 스타일이었습니다. 나중엔 편바둑에 하도 시달려 그런 스타일은 폭탄의 전형이다 하는 것을 느끼고 점점 변해갔습니다만.
두 점을 깔렸기에 당연히 4연성을 펼쳤고 그 분은 상수들에게는 강하였지만 하수 접바둑 다루는 것에는 약한 징크스를 제게도 여실히 보여주셨습니다. 번번히 실리를 파고난 후 중앙을 타개하러 들어왔다가 우주의 고아가 되어 다 죽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실로 무서운 약진이었습니다.
내리 세 판을 제게 잃었어도 기분상하신 기색 없자 애초의 작심대로 저는 상수님 잘 배웠습니다 인사드리고 편바둑은 몰라도 어떻게 하수가 상수님께 배우면서 돈을 따먹느냐 간곡히 애원하며 되돌려드립니다.
그 날 이후 그 분은 점심 주문할 때 공기밥 하나를 꼭 추가시켜서 저를 부릅니다. 아마도 제가 평소 커피 두 잔으로 배 채우는걸 늘 보신 것 같습니다. 집이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밥 먹고 와도 되는데 밥 먹으러가는 그 시간까지도 바둑공부에 혼신을 다했던 겁니다.
~~~ 3부끝~~~ 4부에선 전설의 30연승 스토리가 나갑니다.
[1/29] 여명의 눈동자 작성일 : 2006년2월1일 19시00분
아... 기원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너무 재밌습니다.
[2/29] 엿장수맘 작성일 : 2006년2월1일 19시27분
ㅎㅎ 잼나네요.^^
경마지요. 여럿이 편가르고 편바둑 두는 거요.
정말 윗분 말씀따나 눈에 그려집니다 그려...
성격도 참 좋으시네요.
4부, 기대 만빵 아시죠?
[3/29] ^^ 작성일 : 2006년2월1일 19시32분
30연승의 스토리가 기대 됩니다...^^
[4/29] 김진형 (rlaxkrrn2) 작성일 : 2006년2월1일 20시08분
아 ~ 엿장수맘님/
왜 글들 없애셨어요?? 좋은글, 철학적으로 심오하신 글이었는데 ..
아무리 엿장수맘이라셔도 바둑 이야기만큼은 보존하셔요.
제가 일이 좀 있어서 4부는 조금 걸릴거 같습니다.
모든분들 응원 감사드립니다. 넙죽.
[5/29] [2월4일]歸去來矣 (qufskavus) 작성일 : 2006년2월1일 23시14분
드디어 님이 말씀하신 인간냄새가 본격적으로 맡아집니다. 4부 빨리 보고 싶어요./
[6/29] nightist 작성일 : 2006년2월1일 23시45분
허~~~얼
이 이야기의 끝은 몇 부작의로 끝날까? 궁금해집니다.
넘 재미있어요.
기대 만빵!!!! 30승 스토리라~~~
빨리 빨리 올려주세요.
독자 맘대로 하자면 한 30부작으로 만들어 주세요!!!
[7/29] 1,2,3 부 작성일 : 2006년2월2일 01시46분
모두 잘 읽고 갑니다.
4부가 기다려지네요.
[8/29] 아아꼴려 작성일 : 2006년2월2일 08시06분
ㅋㅋㅋ
여기 계셨네요. 혹시 30연승 스토리가 내가 알고 있는 그건 아니겠죠? 이 아이디로 합동장례식 치러주신다던 그 엽기적인 바둑게임
[9/29] 김진형 (rlaxkrrn2) 작성일 : 2006년2월2일 11시01분
아니 강수은 !!
내글 안보는 척 하며 다 보고 있었던거야??
아이구 참 죄송합니다 꼬릿말의 대꾸도 순서가 있는데 말이죠.
2월4일 한자님 /그리고 영어님/ 그리고 1,2,3부님/ 죄송합니다
그리고 재미있게 봐주신 흔적 남겨주셔서 감사하고요.
그런데 지금 한동네 같이살며 노상저와 요즘도 같이 운동하는
강수은이의 어필을 보자 글로서는 처음이라 너무 반가워서
아는체도 새치기하고 말았습니다.
"강수은이가 어디있다고 그러세요?? "
" 네 (아아꼴려) 가 그 친굽니다."
저는 인터넷바둑을 알게된후 제가 흠모하는 김재익님께
이런 세상 만들어주신것에 감사드리며 여기저기 가입하여
새로운 세계를 만끽합니다.
현재는 정회원과 비회원의 차별대우가 심하지않은
넷마블에서 놉니다만,
과거 여기저기 잘나갈때는(히히) 닉도 여러개 있었습니다.
한나라당의 얌통머리없는짓을 보다가 생각나 지은것이 (적반하장)
옛날 포카판때기에서 보여준 공포심때문에 붙여진별명 (뼈분쇄기)
결국 잘못된만남을 청산하고 이혼한후 홀애비를 상징하는 (이가서말)
고수들하고 맞짱뜨면 대체 얼마나 차이날까 궁금증에 (김막줘여사)
이젠 거꾸로 하수들 약올리려 18급부터 출발한 야비한 닉 (아아꼴려)
여기서 (아아꼴려) 를 저질적 표현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인터넷바둑보다는 수담 즉 직접 손으로 두고싶다는 손가락이 꼴리다는
의미였습니다. 믿어주거나 말거나 히히히
저친구 강수은은 (뼈분쇄기) 라는 닉을 지적 재산권에의한 로열티를 조금도
지불치않고 뻔뻔하게 인터넷 장기와 과거 개혁당시절의 닉으로까지 쓰는통에
저는 닉 반환 청구소송을 법원에 신청해놓고 있습니다.
참 , 제 조카의 결혼이 임박하고 여러가지 사안이 정신적으로 분주하여
조금 천천히 4부가 나갈것임을 양해해주시고 단, 강수은이가 예측한
그것은 절대아님을 밝힙니다.
[10/29] 아~ 작성일 : 2006년2월2일 14시52분
넘재밌다. 바둑전혀모르지만 1부터 찾아봤어요. 바둑말고 딴얘기도 해주세염
[11/29] 무어도 작성일 : 2006년2월2일 17시36분
점점 흥미진진해집니다. 4부가 기대됩니다.
[12/29] 꽃마녀 (rose100) 작성일 : 2006년2월2일 19시39분
김진형님/재미있어요. 재미난 소설 읽는 듯..
과거를 잘 정리해서 책 몇 권 쓰셔도 될 것 같아요.
저도 4부 기대합니다.
[13/29] 김진명님/ 작성일 : 2006년2월2일 22시18분
지가 역곡 붑부시장 옆에사는 서프앙이걸랑요
그리고 엠게임 바둑 11급의 초하수이고요
요즘도 명인기원에 가면 님을 뵐 수 있는지요?
[14/29] 김진형님/ 작성일 : 2006년2월2일 22시20분
위에 댓글 단 사람입니다.
성함을 잘못쓰는 실레를 범했네요
글이 아주 맛깔스럽군요.
다음편 기대합니다.
[15/29] 김진형 (rlaxkrrn2) 작성일 : 2006년2월2일 23시45분
이런 반향이 있을거라곤 전혀 기대치 않았는데
정말 너무들 하시는거 아닙니까?? 흐뭇흐뭇 헤헤헤
아아~ 써프앙이라는용어가 늘상 써프를 생활화 하시며
들락날락 거리시는분들을 칭하는 용어입니까??
그렇다면 저역시 이젠 서프앙이 된거군요. 영광입니다.
바로 윗분 역곡사시는 분께 아직 뵈온적은 없어도 그쪽에
사신다는 그사실만으로도 부럽습니다.
엿장수맘님에 의해 기원풍경이 떠올려졌고 뭉클 하고
제가슴 깊숙히 짱박혀진 그 아름다운 인간시장이 쳐 올라왔던겁니다.
저는 97년도 까지만해도 그곳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직 인천에 묶여있습니다.
이미 이혼하여 끈떨어진 제 옛동서 (강재희)가 설날 찾아왔습니다.
그는 제가 창단한 역곡의 프로축구단 그유명한 5전 전승의 신화
(골골스)의 천부적 골게터 였습니다. 그가 오던날 1부를 보고
인천에서의 사건은 몰랐었기에 이런일도 있었어 ?? 묻더군요
그는 제주변에서 하도 만화같은일이 많이 벌어졌던걸 보아왔기에
그리 놀라지도 않습니다. 그러더니 소식 전해줍디다.
"명인기원, 지금은 예전만 못해도 잘 돌아가 "
"헌병알지? 헌병이 맡았어 그래도 아직 형 아는 사람 많을거야".
윗님/ 꼭 명인기원가셔서 모두에게 안부 전하더라고 전해주십시요
그러고보니 바둑뿐아니라 있었던 사실만 책을 쓴데도 재료는
무척 많아서 죽기전까지 과연 맺을수있을까 ?? 라는 생각은 들어도
그놈의 필력이 받혀줘야죠 책은 뭐 아무나 쓴답니까??
[16/29] 송재광 작성일 : 2006년2월3일 13시51분
저도 역곡 명인기원에 95-6년도에 다녔었는데요.
시장 입구에 오른쪽 허름한 이층건물 2층이고 좁은 계단 중간쯤에 좁은 화장실 있고 입구에 들어가면 왼쪽으로 기역자로 꺾여있고..그 기원인가요?
그때 거기서 3급이었는데 지금은 1급이예요.
십년동안 바둑만 두급 늘었네요.
그때는 기원에서 편바둑 많이 뒀는데 요새도 편바둑 두나 모르겠네요.
편바둑 끝나고 딴돈으로 소주랑 족발이랑 사와서 바둑판위에 신문지깔고 족발접시놓고 종이컵에 소주한잔 가득 따라 마시면 천국이 따로 없었죠.
[17/29] 꽃마녀 (rose100) 작성일 : 2006년2월3일 13시59분
우와~ 여기서 반가운 사람 또 하나 뵙네요.
아시죠, 송재광님?
어딘가 잠적하신 듯 하더니 수면 위로 솟았나요? ^^
아~ 제가 바둑을 모른다는 것이 한스러워지려네요.
[18/29] 송재광 작성일 : 2006년2월3일 14시06분
꽃마녀님 안녕하세요!
저는 인터넷에서 아는데가 진지하고 여기하고 케이매니아밖에 없어서요.
잠적해봤자 갈데가 거기서 거기지요.
꽃마녀님 건강하세요!
그리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 하시길 빕니다.
[19/29] 김진형 (rlaxkrrn2) 작성일 : 2006년2월3일 14시29분
송재광님/
제가 아는 분 일수도 있겠습니다. 그시기의 일입니다.
혹시 이벤트 같은 행사업종에 종사하지않으셨나요??
그곳에서 저는 강8급으로 보다 나중엔 강8단으로
불러준 분이 많아졌었습니다. 인격만큼은 8단 이라고 ...
특히나 여류프로기사 현미진이를 키웠다고 늘 자부심느끼는
최사장님과 롯데형님 또 전사장등 또 젊은 친구 송 이라는분도
저를 강8단이라고 불러주었는데. 그럴줄 알았으면 애초에 입장시에
강 9급이라고 소개하여 바둑의 마지막 단수 입신의 경지 9단을
획득할수도 있었는데(히히히)
그 송 이라는 젊은분은 재광이라는 이름을 사용치 않아서
단정드리기가 조심 스럽군요 어떻든 무척 반갑습니다.
제가 눈이 어릿어릿 하여 이제는 글쓰기가 무척 힘듦니다
쉬었다 써야하고 그것의 반복으로 4부는 조금 걸립니다.
[20/29] 송재광 작성일 : 2006년2월3일 15시55분
김진형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그때 나이가 어려서 기원에서는 아무 말도 안하고 구석자리에 앉아 바둑만 두었습니다.
명인기원분위기가 가족적이고 저녁이 되면 항상 시끌벅적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아무 말도 안하고 하루종일 바둑만 두다가 편바둑이 벌어지면 조용히 들어가라는 편에 들어가고 술자리가 벌어지면 역시 아무말도 안하고 있는듯 없는듯 술을 들이키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사라지고요.
그때 기원사장님이 여류프로 누구 키웠다고 하는 얘기를 저도 여러번 들은 기억이 나요.
할아버지분들한테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바둑을 둔다고 혼나기도 했지요.
한동안 인터넷바둑을 두다가 지금은 스카이바둑이나 어쩌다 가끔 보는 정도로 바둑과 멀어졌지요.
김진형님은 그때 제 옆에서 같이 바둑두신 분일 것 같습니다. 어쩌면 편바둑도 같이 두고 제게 소주를 따라주셨을지도 모르는데.. 저는 항상 고개 푹 숙이고 바둑만 두었던지라 기억을 할 수가 없네요.
정말 반갑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21/29] 김진형 (rlaxkrrn2) 작성일 : 2006년2월3일 17시03분
예 그러셨군요. 아마도 얼굴보면 알수있을거 같군요.
그때 프로기사 현미진이를 키웠다고 하신분은 그곳 단골손님
최사장이시고요 얼굴이며 배며 넙적한 8자 써 놓으거 마냥
모습이 두툼했고요. 젊잖으셨죠.
그리고 원장님은 안지영이라는이름의 자신의 따님을
프로기사를 지망하여 서울로 결국 유학보내셨죠
저한테 처음엔지고 어찌나 울던지 ... 그랬는데 불과 일년후 웬만한 2급들은
다 보내버리더라고요. 아마도 자기네 삼촌 안근철씨도 결국 날아가고
근철씨의친구 반칫수위인 김인식이도 날렸을겁니다.
저는 그애를 볼때마다 장래 며느리라고 놀리며 그애의 복수를
한번도 안받아주고 영원한 승자로 남았습니다.히히히
송재광님 고수들의 바둑이야기를 한번쯤 써 주십시요
여가의 질이 양질 이어야 합니다. 잘못된 여가의 문화로
지금 정선 카지노에는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납니다.
[22/29] 송재광 작성일 : 2006년2월4일 11시48분
아! 맞습니다.
어제 제 기억으로는 따님이었거든요. 원장님이 따님을 프로로 만든다고 자랑하시는 걸 들었었어요.
얼핏얼핏 들은 거라서 그게 그얘기였던가 하고 위에 덧글을 남겼는데 역시 제 기억이 맞네요.
오래된 기억을 찾아가는 느낌이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같습니다.
그 여자아이 저도 몇 번 보았어요.
김진형님의 바둑이야기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4부에서도 진솔한 삶의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23/29] 동현 작성일 : 2006년2월6일 12시16분
저는 나이가 어려서 기원급수는 잘모르겠네여,,
전 타이젬에서 8단까지는 갔다가 지금은 6단인데,,
할튼 1부부터 참 맛깔스럽게 글 잘쓰시네여,
바둑 안둔지 진짜 한참됫는데 다시 두고픈 욕구마져 생가게합니다.
[24/29] 아 ~~근데 작성일 : 2006년2월6일 15시13분
이제는 4부가 나올때가 지나지 않았습니까?
30연승스토리 믿을수있는거라고보십니까
사기바둑에서나 가능항거아닙니까 두번봐도
재미있는데 언제쯤 4부나오는지 답변부터
해주3 #@%$%%^&&%^*%*
[25/29] 꽃마녀 (rose100) 작성일 : 2006년2월6일 17시58분
이~야!
김진형님/3부도 대문등극입니다.
4부의 압박이 텍사스 소떼처럼 몰려옵니닷.
바쁘신가벼요.^^
[26/29] 실버 작성일 : 2006년2월6일 18시28분
헉, 나두 아마추어 8급인디....언제 `강' 7급되낭...--;;
[27/29] 흐미 작성일 : 2006년2월6일 18시40분
게시판은 전쟁중이고
대문은 신선노음이라 헐헐
[28/29] 거두리오 작성일 : 2006년2월6일 19시13분
잼 있군요 세상에 님과 같은분만 계시면 바둑도 둘만하지요
전 기원엔 안갑니다 담배연기, 내기유혹(치사스러워져서)이 싫거든요
인터넷 바둑도 몇군데 섭렵(?) 했지요 근데 왠 쌍소리며 울화치미는 매너며
그래서 지금은 바둑TV나 보면서 프로님들을 흠모하고 이에도전하는
아마츄어님들에 박수치며 지내지요 님의글을 보니 참 세상의 모든것이 이렇게
표현하기에 따라 재밋고 감동도 줄수있구나 새삼 느껴집니다
님 건승하세요 참 넷마불이 유료와 무료차이가 심히지 않다면 함 가볼까요?
물론 거두리오라는 닠네임은 그대로 하고요 고마웠슴니다
[29/29] 작대기야인 작성일 : 2006년2월7일 08시09분
맨처음 제목을 접하고 시덥잖게 이런 글이 있다냐 하고 시리즈 몇 편을 거르고 이제야 읽어보니 매우 생동감이 있고 현실감이 있고 사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존재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백수면 어떻고 고소득자면 어떻습니다.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아 무엇인가 끊임없이 집중력을 발휘하시는 당신이 부럽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을 받습니다. 사람이란 수단의 존재가 아니라 목적 그 자체의 아르다운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지나치게 바둑에만 함몰되지 마시고 언제 어디에서건 어느 분야에서건 열심히 노력하는 당신의 모습이, 진정성을 가진 당신의 모습이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되야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