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  작성일 : 2006년4월10일 06시06분

 

글고보니.....
바로 제 후배님이셨군요.
큰 차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님보다 몇 년 선배로군요.(^^)

녹번동 후배가 하도 반가워서....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양해하시기를....

 

김진형 : 작성일 : 2006년4월10일 11시38분

 

,푸, 님/
여기서 그곳 선배님을 뵙다니 어떻게 살아계셨군요.........
그곳출신 한마디로 모든 인생역경 다 감잡습니다.

저는 미아통에서 조원치가 통장으로있던 1통에 승호형하고 함께 있었습니다 그후 새 건물이 지어져 은평다니는 애들은 18통에 몰아져 옮겨졌었고요 제 누나는 소형이라고 원장실에 있다가 여통인 8통 통장도 했었고요 우리 형제들 다 아직도 살아있습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선배님/
언제 짬나시면 인천에 한번 내려오십시요
그간 살아온 얘기 아무도 잘 들어주지않는 우리만의 얘기....
결국 눈물로 범벅되는 그 숱한얘기들과 함께
한잔 하십시다.

-위 내용은 아랫글, 나 잘난인간 김진형입니다 꼬릿말중 일부입니다--

지금 나가는 본문은 제가 얼마전에 써 놓아 공개치 않았던 혼자만 보려던 글이었습니다 앞으로 짬짬이 써 나가려는데 도저히 진척이 안되어 중단했던 글입니다 녹번동 선배님을 뵙자 꺼내놓습니다. 혹시 보시면 전화번호 남겨주십시요 제 번호는 019-529-8025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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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이에 그 기억이 가능할까? 믿지들 않으셔도 저는 선명히 기억합니다. 그때 나이 다섯살, 계절은 기억에 없지만 스산했던 느낌으로 가을 정도가 아니었나 싶고 고아원을 찾아가는 제 마음은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고 들 떠 있었던 거 같습니다.그 어린 나이에도 핏줄은 당기었던지 흥분했던 거 같고 반면, 함께가지만  왠지 슬퍼 보이는 승호형과 누나에게 빨리 가자고 재촉합니다.

훗날 들으니 제 어머니를 설득해 저희 삼남매를 인솔하여 그 지옥으로 끌고 간 사람은 제 친아버지 박종철의 부랄친구 박종구라는 사람이었다 더군요.

응암동에있던 서울시립아동보호소를 찾아가기전까지의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의처증의 흉폭성이 갈수록 심해지는것에 견듸지못한 제가 태어나기전의 어머님은 아이디알 미싱 대가리 하나를 전당포에 잡히고 그 돈을 자본삼아 서울에서 전주 어딘가로 피신하여 귀신이 자주 나온다는 이유로 버려진, 멀쩡은 했지만 흉가를 공짜로 얻어서 하숙을 치룹니다.

저희 어머님은 요즘의 보편적 어머니들처럼 자식을 놓아두고 단신으로 나오신 것이 아니고 아무리 친아버지 일지라도 혹시 자신이 당해왔던 것이 새끼들에게 전이될세라 제가 태어나기 이전의 형과 누나 3형제를 모두 대동하여 그들과 운명을 같이 하신다는 심정으로 박차고 나가 전남편 김재순씨가 찾아올 수없게 멀리 전주까지 내려가 살길을 모색하다 그 흉가를 찾아냈고 
 
구석구석 거미줄을 치우며 쓸고 닦고 가끔가다 이상한 조짐이 벌어지면 냅다 고함을 지르는등 워낙 드센 기세로 마침내 그 흉가의 온갖잡귀를 물리치고 떡허니 하숙을 치루었는데 그 주변에 학교가 있었던지 하숙생의 대다수가 선생들이었답니다.

거기서 만난 사람이 앞으로도 두고두고 제게 욕먹을 제 아버지 박종철입니다. 그 당시는 교원들이 턱없이 부족했었던 시절이었던지 음악과 미술을 한데 묶어 예술선생으로 불려지고 실제 그는 음악과 미술을 동시에 가르쳤답니다.

꼴에 예술선생이라고 보는눈은 있었는지 자신보다 열네살이나 연상이었지만 워낙 미인이셨든 제 어머님을 흠모하게 되고 외모로나마 나이에 대한 격차를 좁히고자 머리는 일찌감치 빛나리여서 득을 보았겠지만 한술 더떠 수염을 기르는등 27살 총각선생은 부단히 애 썼답니다.

제게 아버지의 나쁜기억을 남겨주지 않고자 말씀은 끝내 안하시고 가셨지만 제 어머님은 강간 당하셨을 거 같습니다. 어이가 없었지만 불행해진 딸의 고군분투를 조금 거드신다는 의미로 와 계신 외할머님의 허락하에 약식 결혼을 치루고 그들은 부부가 됩니다. 둘 사이 제가 태어나면서부터 그 소식이 서울까지 올라갔는지 도끼를들고 전남편 김재순씨가 아직 호적상의 부부임을 주장하며 죽이겠노라며 찾아오니 핏덩이인 저를 품고 그 둘은 피합니다.(엄마...두분이라고 칭하지못함을 용서하세요 그 가 껴있으면 존칭못씁니다)

일시적으로 혼비백산하여 달아났으나 두고온 세아이의 염려때문에 어머님은  다시 돌아오셨지만 겁먹은 박종철이는 끝내 비겁하게 같이오지 않았습니다. 박종철과 신희남의 잘못된만남은 거기까지입니다. 돌아온 어머님은 어디론가 애들을 데리고 또 피신합니다.이제는 핏덩이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설마 대한민국에 저처럼 유별난사람이 또 있을까 싶은데에는 출신 성분 부터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제 애비쪽으로는 장남이며 어머님쪽으로는 막내고 둘 사이에는 독자인 저 김진형이는 그렇게 태어났고 제 성씨 찾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옮겨진곳에서의 생업은 그당시 전국적으로 파머가 유행이었답니다. 생존의 문제가 달렸다는 이유로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셔서인지 빠르게 흡수하신 제 어머님은 배운지 며칠만에 이곳저곳 행상파머를 다니시고 4형제를 키우며 근근이 살아오시다가 제 나이 네살때 어머님은 밖에서 민물고기를 얻어드신 것이 잘못되셨는지 간 디스토마에 걸리게 되셨고 그 당시 의료 수준으로는 웬만한 건 다 죽는 정도로 열악했다는 판단에 자신은 죽드래도 아이들은 살리시고자 고아원으로 보내게됩니다.

여기서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있었지만 짐작해보면,

아까 언뜻 고아원엘 인솔해간 사람이 나의 친부 박종철의 아삼육이랄 수 있는 박종구라고 누나한테 들은대로 썼었습니다. 갑자기 그 사람이 튀어져 나오는데 아무래도 연결이 안됩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고아원에 맡기기 전까지 어머님 나름대로 제 애비 박종철을 이리저리 수소문하여 찾으셨을 거 같더군요.

나 하나만 맡겨지면 제 위의 형과 누나는 부담이 덜어져 어떻게 해결책이 또 나오겠지 하셨을법 하고요 그러셔서 어찌어찌 연결하여 애비의 친구가 왔었을 거 같고요 두 분은 저에대한 처리여부를 상의했을 거고 그 친구라는 사람은 제 애비와 연락을 하며 곤란한 사태를 무마하려 했을 거고 이미 총각인 척 장가간 제 애비는 그 친구에게 고아원에나 집어 넣으라고 했었을 거 같습니다.

어쩔 수없이 그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으셨던 제 어머님의 그 당시 심정을 누가 알까요.

그래서 핏덩이를 혼자 보내느니 함께 운명을 같이 하라는 의미로 이미 대가리 커져서 반항심에 집을나간 큰형을 제외하고 위로 8살 차이나는 누나와 네살 위인 승호형까지 삼남매를 함께 보내는데 승호형은 몰라도 당시 열세살인 누나는 어려운 환경의 자녀들이 쉬 철들듯 무척 영리하셔서 공부도 잘했고 어느 누구에게도 귀여움 받는 성격이며 엄마가 나다니실때는 밥은 물론 설겆이 등 집안살림은 그 어린 나이임에도 척척 알아서 하시는 총명함은 어딜가나 환영받고 제 앞가림 할 수 있는 소녀였지만 두 남동생의 수호역을 담당케 하신 것입니다.

아빠를 볼 수 있을거라며 들떠서 찾아갔던 이면에는 젖먹이나 다름없었던 제가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것에 대하여 궁여지책으로 거짓말을 하셨을 거고요.

그렇게하여 지금으로부터 47년전 지금은 은평구에 소속된 그 당시의 지번도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응암동 녹번리 산7번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 지용순씨가 수용되어있는 모든 재소자의 아버지로 불려지는 소장으로 있던 시절 입소합니다.

들어가자 마자 저희는 천막으로 만든 임시수용소에 배치되어 살벌한 분위기 때문에 감히 아버지를 찾으러 왔다는 좀전까지의 부푼 마음은 그 어린나이에도 이미 물건너 갔다고 느꼈는지 엄청 울어 제낍니다. 
 
그럴 수록 여기저기서 으름짱및 압박이 가해지고 그 것으로 그쳐지지 않자 그들은 당연한 다음 수순에 들어가는데 그 것을 지켜보는 형과 누나는 제 뺨을 때리는 선생들에게 안달을 하며 달겨들지만 그럴 수록 요것들 봐라 하는듯 처음에 제대로 잡아야 편하다고 생각했는지 애들이라고 봐주기는 커녕 한낱 장난감으로 취급합니다.

아무리 어렸어도 울면 울수록 형과 누나가 얻어터진다는 생각에 소리내어 울 수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각오를 다졌어도 소리없는 눈물과 그럴때 당연히 따라나오는 콧물은 항상 달고다녀 가급적 콧바람으로 흡입해 위 입술을 콧구녁으로 당긴 후 덮어 씌어 들이키며 꿀꺽 삼켜버리지만 제 양소매는 남아있는 코를 훔친 흔적으로 언제나 빤딱빤딱 빛이납니다.

 

훗날 병무청에,국가의 수용시설에 5년이상 수용되어 있던자에게 주어지는 병역면제혜택을 받고자 재원확인서를 떼러 시립아동보호소를 찾아 나섰는데 녹번리 그 자리는 이미 없어졌고 수소문끝에 찾아보니 영등포 옛 구청자리에 있는 소년의 집으로 이첩된 제 어릴적 신상정보를 열람하니 별명은 (울보) (짱구)및 인상이 비슷하다하여(후루시초프)등으로 불려졌고 무척 영리하여 오천여명의 원아중 일년에 다섯명만 차출하여 보내는 사제학교인 은평 국민학교를 다니게 했던 것이 기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임시수용소에서 교육이 끝난후 이 정도면 통제에 잘 따르겠지라는 판단엔지 우리 형제는 잠시간 뿔뿔이 흩어집니다 누나는 여자들만을 모아놓는 8통에 배치되었고 형은 1통에 저는 아직은 어려서 미아통에 배치됩니다.

혹시나 이걸로 영영 이별인가 싶은 불안감이 엄습했어도 내 또래의 아이들이 몰려 있는 것을 보고 안도감을 찾습니다. 그 곳에는 장난감도 더러있고 나름의 색감이 포근함을 느끼게 합니다. 비록 어렸어도 똑똑히 기억하는 이름은 박수경입니다 그녀는 차후 잊지못할 기억을 제게줍니다 그래서 안잊혀집니다.

솔직히 지금에서야 고백하지만 형이고 누나고 미아통 시절엔 잊고 지냈는데 그 미아통도 얼마안가 밀려납니다. 사회에서 들어오는 애들이 워낙 많아서 저만 하더래도 그바닥에선 노계 취급받습니다. 저 역시 통배치가 되는데 그나마 어린애라는걸  배려했던지 승호형이있는 1통에 배치시킵니다.

여기서 통이라는것은 집을 말합니다 독채 형식으로 지어졌는데 예전 새마을운동 시절 지어진 주택단지들 마냥 야산에 비스듬히 오르막을 형성하며 열을 지어 정렬되어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소지가 산 7 번지라는것을 떠올리시고 그곳은 공동묘지를 깍아서 만든곳이었기에 전기도 흔하지 않던 시절이라 귀신이 노상 출몰했던 곳입니다 물론 영양실조에 의한 헛 것인 경우가 많았겠지만 어떻든 저도 뻑하면 눈에 고름을 흘리며 고구마 캐는 노인분도 보게 되었고 (철망안에 외부인은 들어올수 없습니다) 저만 본 것이 아니고 각 통 마다 개는 한마리씩 기르기도 하는데 개 눈에도 뭐가 보였는지 그 쪽에 대고 짖어대던 것을 보면 지금도 꼭 영양실조만은 아니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 통에는 3개의 호실이있고 거의 타작질 용도로 쓰이는 정중앙 마루가 있고 정문과 후문이 있는데 후문쪽에는 좁은 입구를 사이에두고 선생방과 맞은편에 화장실이 있습니다.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그때도 방향감각이 둔하였던지 갑자기 똥이 마려우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를 못찾아 빙글빙글 돌다가 급기야 아무곳에나 들어가 뿌지직 갈깁니다. 
 
들어설때 아차하고 선생방이라는것을 알았어도 그때는 항문의 괄약근이 풀려 똥이 나오는중입니다. 기왕본것 선생님이 계셔도 멀뚱멀뚱 쳐다보며 마져보지만 끝까지 끝내기도 전에 발길로 채여 데굴데굴 굴려 구석에 처박힙니다.

"야 통장 진형이 새끼 또왔어 이 새끼 이 거 일부러 그러는 거같애 어떻게좀 해봐"

그 어린 것한테 선생이라는 기집년은 최고 대빵을 불러 교육을 주문합니다.

통장은 실장에게 하달하고 실장은 어디 때릴때도 없다하여 광대라고 불려지는 행위를 가합니다.자기 키높이 이상으로 던져서 알아서 착지하라는듯 그렇게 서너번 위로 뿌려집니다.순간 덜 다치려는 치열한 자기보호본능에 의한 몸짓, 최대한 손과발들을 빨리 휘저으며 안전하게 착지하려해도 아무것도 깔려지지 않은 방바닥은 어디로 떨어져도 상당히 아픕니다 숨소리 크게 내거나 아픈척 하면 더 죽는다는걸 이미 터득한 나는 쌩똥만 부르르 오줌과 함께 갈기면서도 공포심과 참을성이 믹서된, 제발 이쯤에서 끝내 달라는듯 동정심 유발하는 눈빛을 만듭니다.

어느 여타 고아원도 그곳 시립아동보호소 만큼은 지옥으로 인정들합니다.1호실은 조금크고 2,3호실은 작은데 한통의 인원이 150 명씩 배정됩니다 큰방 1호실은 10평정도 되는데 통장과 실장의 넉넉한 공간을 뺀 나머지 공간에서 60명정도가 잡니다. 서로 머리통의 방향을 달리하고 등을 바닥에 대지않고 옆으로 칼잠을 잡니다.자다보면 반대쪽놈의 발가락을 엄마젖인지 알고 빨고있다가 턱주가리며 아구통을 한두번 맞은 게 아닙니다.

혹시라도 오줌쌀까 두려워 잠자리들기전 한방울의 오줌까지 비우고 자도 어느 누가 싸버리면 흘러내린 오줌이 잠시간 뜨듯함에 감미로우나 오래지 않아 차가와지면 현실인 것을 알아채고 그 한놈 때문에 단체로 빳따 맞을거 생각하며 그냥 이대로 날이 영원히 밝지 않기를 바랩니다.

아침6시 기상하면 위 아래 똑같은 덮고 깔던 국방담요를 개고난후 잽싸게 세면세치를 끝내야하고 칼같이 줄을맞추어 정열을 합니다.오줌싼놈과 분실물점검등 조회를 합니다.하지만 자기가 후장딴 놈은 열외시킵니다.

일장훈시는 있지만 안해도 되는 폭행의 정당성을 썰하는 약식행위고 무조건 돌아가면서 빠따를 맞습니다. 아침식사도 하기전에 타작이 벌어집니다. 그 것도 이력이 붙어 훗날에는 신입이 들어오면 맞기도전에 얼이빠져 까무러 치는데 우리같은 고참들은 차레가 오기전까지 서서 모자란 잠을잡니다.그리고 자기 차레가되면 맞는순간 다른 생각하며 희석시킵니다. 신기하게 안아픕니다 여러분도 손가락이 어쩌다 문에 찧어졌을때 딴 생각하십시요.

너무 앞질러갔군요 한가지사실 꼭 집어넣기위해 여섯살시절로 되돌립니다. 시립아동보호소는 공동묘지 산을 깍아 만들었다고 했지요?? 그래서인지 계단식으로 분지가 형성됩니다. 제일 아래에 정문이 있습니다.조금 올라오면 운동장이 펼쳐지고요 그 위에 또 하나의 운동장보다는 작은 평지가 있는데 그 곳 끝쪽에는 식당이있고 운동장을 겸한 원아들이 식당 들어가기전에 열을 맞추는곳으로 쓰여지는 평지로서 중간지점에 쌀 창고가 있습니다.

목재로 지어진 대부분의 집들이 그러하듯 윗 부분이 삼각형이었는데 조그마한 틈새가 있었습니다. 이미 저는 전에도 형들의 무등을 타고 그들이 시키는데로 그 틈새로 들어가 창고의 쌀을 도둑질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날도 망보는거라든가 내가 나가는 찬스라든가의 지시는 형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 저는 시키는데로만 하면 되는 제딴엔 일 같지도 않은 거였습니다.

대가리부터 빼곰이 집어넣고 그다음은 판자때기를 조금씩 벌리며 몸통이 들어가고 먼저들어간 손으로 안쪽천정의 홈을 부여잡고 서서히 하체도 이동시켜 그다음부터는 문짝에 파있는 홈으로 발바닥을 의지하고 가볍게 손을 떼면서 사알짝 바닥에 무릎의 쿠션을 이용하여 안전하게 착지에 성공했는데 나무들 틈새로 가로등빛이 약간씩 들어오긴 했으나 그래도 어두컴컴 해서 어둠에 익숙해질 시간이 조금은 필요했는데 한 쪽 구석에 빛이 몰려있고 사람이 앉아있습니다 사람 형상만큼의 빛이 둘러쳐저 시선이 그곳에 머물자

"진형아 어서와 나는 네가 정말 보고싶었어"

"야 박수경 수 수경아 너 너 너 으흐응 "

점점 소리가 가늘어지며 다리가 풀려지더니 재는 죽었었는데를 머릿속으로 되뇌이면서 나른함에 온몸이 연체동물처럼 맥이풀려 주저앉아버립니다.

"어 요놈은누구야 얌마 너 누군데 여기있냐? 근데 요놈이 어떻게 들어왔지?"

창고 키를 딸그락대어 문여는 것까진 느꼈지만 일어나려 해도 몸이 굳었고 오줌을 쌌던지 홍건히 젖어있는 바지가랭이 때문에도 될대로되라 대책이 안 떠오르는데 새벽에 쌀을 실으려 리어카를 밀고 들어오다 중앙에 누워있는 나를 식당에서 일하는 아저씨들이 발견하고는 자초지종을 캐 묻습니다.

아무리 물어도 울기만했던 나는 사무실에 인계되고 1통 소속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에 1통 통장이 불려가고 마침내 쌀도둑 사건의 내막이 밝혀지고 징계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되 그 날은 광대뿐 아니고 휘두르는데로 얻어터집니다.

"요 새끼가 아주 일부러 들킨거야 야이 새끼야 왜 안나왔어? 밖에서 얼마나 우리가 불러댔는지알아?? 요 좃만한게 그동안 얻어터졌다고 복수한거야  야이새꺄 빨리 말해 왜 안나왔어??

" 수경이가 수경이가 죽었는데 수경이가 죽었었는데 아야 정말 수경이가"

"뭐야 이새꺄 수경이가 뭐 어쨌다고 수경이가 누군데?? 천천히 말해봐"

"수경이가 그속에 있었어요 수경이가 그속에.."

중간중간 답답했는지 계속 때리면서도 띄엄띄엄 말을시켜, 아직은 어휘가 차례 지켜 나올 수없어 정리되지 않는 나이려니와 휘두르는 손마디에 시선이가서 아무말이나 해야만 덜맞을거라는 생각였는지 내지른 거의 비명성 말들을 그들은 조합하여 결국 내 말뜻을 알아들었습니다

수경이는 미아통에서 소꿉장난하고 놀던 여자친구였는데 내가 1통으로 배치되기 얼마전에 맞아죽었습니다. 그래봐야 폐렴등 병사로 처리했었겠지만, 그 죽었던 박수경이가 창고에 쭈그리고 앉아있다가 내가오자 반기는 통에 순간 반가웠지만 그 어린나이에도 죽었던 것을 기억해내고 귀신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까무러 쳤던 것이죠.

나는 일부러 골탕 먹인게 아니라며 사실 그대로를 얘기했는데 그것이 더욱 죽어도 잊지못할 끔직한 기억을 만들어냅니다.

아마도 시월초순쯤 되었지만 그 시절 특히 그 지역은 가을도 추웠습니다. 간뎅이를 키워줘야 한다며 그들은 보호소 뒷산 이장해서 웅덩이만 패여있는 무덤에다가 저를 집어넣습니다.그리고 양손을 밧줄로묶고 두팔을 벌려 나무에 묶어놓고 얼어 죽을까봐 나뭇잎으로 덮어주고 내려가 버립니다.

벌레들 우는 건 별거아니지만 부엉이라든가 오소리등 들쥐같은 것이 한번씩 훑고 지나가면 얼마나 놀랬는지...창고에서 보았던 수경이가 떠올려지면 다시금 기절을 하고 싶어지는겁니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공포의 연속에 엄마를 불러대며 울다가 지쳐 깜박 잠들다가도 양팔이저려 눈을 뜨고는 다시 또 우는 것만이 그나마 공포감을 덜 수있어서 계속 웁니다 이제는 울고난 후 속이좀 시원해지며 잘하면 잠도 들수있다는 것을 그 어린나이에 채득합니다.

어머님은 투병중인 와중에서도 한번씩 찾아오셨습니다.어쩌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새끼들이 너무도 보고 싶어 오시는 것이죠.한 두시간의 상봉 시간이 눈물로 범벅이고 형과 누나는 이미 들어올때부터 자신들의 처지와 엄마의 입장을 충분히 알아서인지 엄마가 돌아가실때도 애써 웃어 보이지만 엄마 따라 간다고 마냥 쫓아갈 것이 뻔하여 제지차원으로 누나등에 업혀져 있던 저는 끝내 그들의 인내를 무시합니다. 
 
목이 터지도록 엄마 같이가를 반복적으로 외치며 까무러칠듯 숨이 넘어갑니다. 그럴때마다 철든 누나는 입술을 악물고 제 엉덩이를 꼬집어 비틀면서 이별의 고통을 희석시킵니다.

한번씩 다녀가시면 무수히 많은 구름이 엄마의 얼굴로 바뀌었었고 하늘의 새가 제일 부러워집니다. 아 ~ 찢어지셨을 엄마의 가슴이여~

그 상황에서도 유일한 낙은 누나와의 만남입니다.여자통인 8통에 적을두고 원장실의 식모노릇을하던 누나는 가끔씩 누나 또래의 형들을 꼬셔 동생들을 찾아와 승호형에겐 직접 주고 나는 누나네 통에 데려가 우유과자와 누룽지를 설탕에절여 구운 것등을 남에게 들킬세라 이불속에서 소리안나게 먹입니다.

그런 정도로는 양이 안차는지 원장님이 안계시는때는 저를 불러내 원장실로 데려가서 그 시대 너무도 귀했던 귤과 여러가지 과자를 꺼내며 자신이 누리는 행복을 어떻게든 제게도 맛보여 주셨습니다.그 중에서도 가장 황홀했지만 가슴이 아렸던 것은 축음기를 들려주셨는데 어려서 부터도 음감이 트였는지 그 것을 기억해 냈었고 나중에 확인해보니 쏠베지 송과 성모의 보석 간주곡 제1번 이었습니다. 
 
띠리리릿 띠리리리 띠리리리 리릿 띠리리 하고 나가는 성모의 보석 간주곡 제1번 중간부분에서부터는 어디에서 무슨 이유로 나오는지 한 없는 눈물을 흘리며 듣고 있습니다. 52세인 지금도 그 음악을 끝까지 못듣습니다.

----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더 이상 쓸 수없어 중단 상태입니다 -------

 

꼬릿말 모음/

[3/10]  하늘   작성일 2006년8월2일 13시08분        
 

 ㅠ,ㅠ....고맙습니다. 선생님 제 맘 아시죠? 
 
[4/10]  골피   작성일 2006년8월2일 14시12분        

뭘 쓰긴 써야 겠다고 댓글을 열었는 데
글이 안 나갑니다...
미안함다.. 
 
[5/10]  엿장수맘   작성일 2006년8월2일 14시57분        

김진형님의 글을 접하며 나름대로 견주어 생각해 봤습니다. 자신이 격어왔던 사실들을 진실되게 표현하였다는 데 대하여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죽은 아이를 선명하게 보았다는 것과 말을 했다는 것은 귀와 눈이 무척 깊은 경지에 도달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미술이나 음악에 소질이 있다는 반증이죠. 피를 물려받았다는 것인데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현상이 직접적이고 확연하게 와 닿았고, 한편으로 심한 고생을 했다는 것은 정신과 몸이 맞지않아 일어나는 언바란스인 것입니다. 정신이 높고 깊은 만큼 몸이 따라줘서 합체돼야 하는 것인데. 간혹 어울리지 않는 이성으로 따라주지 않는 몸이 정신을 받아 자손을 보게되면 이율배반적인 인격을 소유하게 된답니다.

말하는 저도 잘 정리해 낼 수가 없으니 저 또한 사이비인지라 깊은 얘기는 못하겠으나 어쨌든 몸은 고생쪽으로 가고 정신은 괴로움에 고통받아요. 어린나이에 그런 환영을 격게 돼서 천만 다행입니다. 혹여 나이들어 격었다면 경험해온 세상이 사라지는 정체성상실과 함께 훨씬 강한 공포가 엄습해 정신차리기가 어려웠을 터인데 그나마 어린시절 아무것도 모를 시 당해 추억의 편린으로 경험에 묻혀져 큰 어려움없이 자라나는 마음과 함께 잊혀져서 다행입니다. 그 또한 님을 배려한 보이지않는 손일겝니다.

님의 글중에 회상해 추렴해 본 어머님과 아버지의 밀월을 강간으로 확신하여 말씀하셨드랬습니다. 충분히 그리 생각할 수 있는 추측입니다. 그러나 그런 추측의 확실성 속에 내재한 무서움은 간과하셨습니다.여성을 믿지못하게 되는 편협증이 샐긴다는 사실 말입니다. 의처.부증의 대부분이 자식에게까지 이어져 내려가게 하는 무서운 정신증상 중 하나인데요. 해서 불교나 모든 종교에선 믿음을 얘기하고 하나임을 강조하는 것이랍니다.

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잘못 이해하고 계신듯 하나 전체적인 내용은 100%로 믿습니다. 아버지를 폄하.비하하시는 님의 생각은 좀 달리 해석해야 합니다.아버지가 것두 학교 선생의 신분이신 이성을 가지고 미래가 총망대는 사람이 과연 어머니를 희롱하려 정적인 욕구나 채우려 했다는 말씀인가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인연이라고 할 밖에요.님은 잘 이겨낸 사람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님이 존재하구요. 아드님에 대한 이야기도 희망을 품고 하셨습니다. 외동아드님인가 보지요? 님의 아버님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세요. 당시나 지금이나 여성들이 강간당하고 난뒤 사슬에 묶이듯 인생을 남자에게 맡기거나 아무도 모르게 처리하려 하고 있습니다만 사회의 미성숙이나 공자맹자의 도덕에 휩싸이거나 불교의 인연이라는 무리한 희생이 수많은 여성을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시절이라면 책임이 따르는 밀애인지라 지금의 생각으론 분명 강간이나 당시의 눈으로 본다면 책임입니다. 남자의 욕망에 그려진 책임 말입니다. 님의 친부가 아닌 어머님의 남편께서 남주긴 아깝고 지가 가지기엔 벅찬(의처증이 반증)아내를 사랑이 아닌 욕심내어 살았던 터라 꼴보기 어려워 그리했을 것입니다.

님의 정신세계와는 별개이나 어머니를 유추할 근거가 어머니의 남편이고 보면 어쩔 수 없이 등장해야할 대목입니다.

의처증이 심했다는 것은 아내한테도 문제가 있습니다.문제란 현실세계에서 말하는 문제가 아니라서 언급하지 않으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드님과의 희망찬 미래를 원하시거든 미움을 사랑으로 승화시키라는 말씀입니다. 허기사 그게 말처럼 쉽습니까만....해서 님과같은 인생도 있고 사람마다 다 다른 인생이 있는 것이라 봅니다.

진실이 가득찬 글 잘 읽었습니다.
제 애기가 가다 끊긴듯 했을 것입니다. 어려움이 있는 설명이고, 설령 설명을 한다손치더라도 논리적이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지라 싱겁게 될 것이기에 그리 이해하십시요.
덧붙이자면 님의 아버지께서 부여받은 계층은 유지하고 계신듯 하니 다행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6/10]  골피   작성일 2006년8월2일 16시44분        
 
인제 조금 몇자라도 적을 수 있을 꺼 같습니다.
왜 하늘님 밑에 뭔가 위로의 말씀이라도 드릴려고 댓글을 열었다 못 썼냐하면
과연 내가 이런 분한테 감히 위로의 말이랍시고 몇자 끄적일 자격이나 있냐 싶었습니다.

물론 제가 뭔 말을 쓰던지 김진형님은 다 받아 주십니다만,
과연 제가 김진형님께서 받았던 고통의 십분지 일이라도
그 것이 무엇인지 진정 뼈저리게 느낄 수가 있는 사람인지 나는?
대답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원숭이띠이고 저희세대만 해도 고생하고 자란 세대입니다.
따라서 제 주위에도 고아원 생활도 하였던 동기동창들도 더러 있었고
소위 남 다른 고생을 겪은 사람들도 제법 알고 있는 편이고
라면 한끼 서로 쬐금 더 먹겠다고
친형제들끼리 치고 받고 싸우는 그런 동네에서 저도 자랐습니다.
해서 테마가 [고생]이라면 저도 꽤 보고 들은 풍월로 한가닥 하는 편인데도

제가 얻은 대답이 지금 이순간
김진형님의 피눈물을 진정으로 느끼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자격은
가족들을 제하면

 

글쓴이의 두번째 글, [어떤 인생] 글머리에 바로 따라 나오는
[푸]라는 녹번동선배분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전 겨우 이해는 하는 수준입니다.

 

왜 글쓴이가 [어떤 인생]을 더 이상 진척하지 못하는 이유 말이지요.
영어에서 understand 와 feel 의 차이입니다.

그런 피눈물나는 과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꿋꿋이 한 점 부끄럼 없이 살려고 애를 썼던 글쓴이 앞에서
부끄러워 집니다.

 

글쓴이가 징한 감정에 젖어 있을 때
조금이라도 다둑거려줄 자격도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제 자격지심이 밉습니다만

대신 아드님이신 김장원님의 앞날에 언제나 행운이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
기도는 돈이 들지 않으니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전 성당에 가끔 갑니다.

[7/10]  함박꽃   작성일 2006년8월2일 23시46분        

 감히 무슨 말을 할까요?

지옥이란 터널을 빠져 나오신 것 같습니다.

너무나 인간적인 님, 그래서 팬들이 많은가 봅니다.

별을 따다 드릴까요? 달을 따다 드릴까요? 
 
[8/10]  부쒸깽이   작성일 2006년8월3일 10시42분        
 

휴가 다녀왔습니다.
변산반도 한바퀴 돌았습니다.
경치도 경치지만 새만금 방조제를 직접 보고싶었습니다

진형님의 글,
이제사 읽고 머리속이 멍합니다.
 
[9/10]  죤   작성일 2006년8월3일 14시33분        
 

 411 테러 이전에 저글들 다~~읽었습니다만, 볼때마다 숙연해 집니다. 저글을 통하여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을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10/10]  골피   작성일 2006년8월6일 10시20분        
 

글쵸, 죤님
저도 가끔 저의 처량한 신세를 생각하며
환경이랄까 다른 걸 원망하며 핑계삼곤 했는 데
사실 그런 것도 알고 보면 소위
배따신 놈의 행복한 불평인 셈이지요.